
메이드 인 코리아는 기존 시대극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이 작품은 특정 인물의 영웅적 서사나 감정적인 비극에 집중하기보다, 산업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인이 어떤 구조에 편입되고 어떻게 선택을 강요받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 드라마의 차별성은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역할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누구 하나 명확한 선인이나 악인으로 규정되지 않으며, 각 인물은 자신이 속한 위치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선택들이 모여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고, 결국 개인을 압도한다. 이 글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기존 시대극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들이 그 차별성을 어떻게 증명하는지를 함께 정리한다. 단순한 인물 소개가 아니라, 인물이 상징하는 구조와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다.
기존 시대극과 다른 출발점, 인물보다 구조
기존 시대극은 대체로 인물 중심이다. 주인공의 신념, 결단, 희생이 서사를 이끌고 시청자는 그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몰입한다. 반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인물을 ‘주체’라기보다 ‘결과물’에 가깝게 배치한다. 등장인물들은 시대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이며, 구조 안에서 움직이는 톱니바퀴다. 이 차이가 작품 전체의 결을 바꾼다.
주요 등장인물 ① 성공을 상징하는 인물
이 인물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중심 축이다. 가난과 불안정한 환경에서 출발해 성공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성공 신화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드라마는 그의 선택 과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불법이나 악의를 선택한 인물이 아니라, 매 순간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기존 시대극이었다면 그는 영웅이거나 반대로 타락한 악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메이드 인 코리아는 그를 회색지대에 둔다. 이 인물은 “시스템이 요구한 이상적인 인간형”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가장 불편한 존재다. 성공의 얼굴이지만 동시에 구조의 산증인이다.
주요 등장인물 ② 권력과 제도를 대변하는 인물
이 인물은 정치·행정·조직의 논리를 대표한다. 개인적 악의는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는 언제나 법과 규칙, 국가 발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운다. 문제는 그 명분이 사람을 보호하기보다는, 희생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기존 시대극에서는 이런 인물이 명확한 악역으로 소비되곤 했다. 하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는 그를 단순한 빌런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시스템 그 자체이며, 개인이 아니라 구조가 얼마나 비인간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다.
주요 등장인물 ③ 침묵하는 목격자
이 인물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직접적으로 권력을 쥐지도, 거대한 성공을 이루지도 못했지만, 모든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그는 잘못을 인식하면서도 행동하지 못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생존, 가족, 책임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기존 시대극에서 종종 조연으로 소비되거나 비중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는 오히려 이 인물이 작품의 윤리적 중심에 가깝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시청자가 가장 쉽게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묻는다. “당신은 왜 침묵했는가.”
등장인물들이 만드는 시스템 중심 서사
이 세 유형의 인물은 선과 악의 구도로 충돌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하나의 구조를 완성한다. 성공한 인물은 제도의 보호를 받았고, 제도는 그의 성과를 필요로 했다. 침묵한 인물은 그 둘을 연결하는 완충 장치였다. 이 구조 속에서 책임은 분산되고, 죄책감은 희미해진다.
이 지점이 바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기존 시대극과 갈라서는 핵심이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을 통해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해부한다.
기존 시대극과의 결정적 차별성
메이드 인 코리아는 감동보다 질문을 남긴다. 영웅을 제시하지 않고, 악인을 처벌하지도 않는다. 대신 등장인물 모두를 현실적인 선택의 연속선 위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특정 인물을 미워하기 어렵다. 대신 구조 자체가 불편해진다.
바로 이 점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기존 시대극과 명확히 다르다. 인물을 통해 시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통해 인물을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이해는 곧 현재를 향한 질문으로 이어진다.